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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600394의 diary
좋아하는 구절

세시기

by k600394 2022. 10. 17.

세시기

                                  김광규

봄이 오면 그들은 깨어날 것이다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려 할 것이다
일어나지 못하게 하라
아침의 잠자리가 얼마나 달콤한 지
그들로 하여금 알도록 하라
.
.
.
겨울이 되면 그들은 추워할 것이다
온몸을 떨며 불가로 다가오려 할 것이다
다가오지 못하게 하라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말하고
그들로 하여금 겨울잠이 들도록 하라

* 우습지 않을 때 가장 크게 웃을 줄 알고
   아무도 묻지 않는 의문은 생각하지 않을 줄 알고
   이제 성명과 직업과 연령만 남고..
   (작은 사내들, 김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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