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58번지. 이곳이 문래예술공단이라고 불린다. 원래 문래동 일대의 철재상가와 금속기계공장 밀집해 있던 지역이다. 그런데 2003년부터 각종 영역의 예술가와 활동가가 모여들면서 자생적인 ‘문래창작촌’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이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문래예술공장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궂은 날씨임에도 답사를 감행했다. 지하철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를 네비로 확인하고 출발했더니 마침 그 인근에 홈플러스가 눈에 띈다. 일단에 이곳에 주차하고 다시 7번 출구를 찾아서 직진 200m하면 삼각형상의 문래예술공단, 그 안내소를 만나게 된다. 미술전시 안내 플랭카드가 걸려있지만 안내소는 낡고 스산하다.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문래공원사거리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돼지불백집과 같은 전형적인 공장지역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는가 했더니, 낯설게 전시공간도 등장하고 젊은 여성들이 담소를 나누는 카페도 눈에 들어온다. 다시 영등포방면으로 좌회전을 하면 본격적으로 공장들이 나타났다가 이내 골목 안에 숨어 있는 전시공간 ‘이포’도 보이고, ‘치포리’라는 북카페,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딱 한잔만 해야 할 것 같은 반듯한 모습의 주점도 발견할 수 있다. 원래 출발지를 향해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계속 공장들이 나타나면서 매캐한 냄새와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가 귀를 찢는다.
안내소에서 다시 한번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블록 내부로 들어가 보았더니 문래예술공단 특성을 알 수 있는 업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나무공장도 있고 인테리어 업체, 젊은이 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메뉴를 내건 식당도 있다. 곳곳의 벽화도 낯 설은 골목길을 밝게 한다.
그러고 보니 보통의 공장밀집지역과는 달리 무척이나 깨끗하다. 벽화, 곳곳의 식생들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작업을 하고 있는 공장도 대부분의 공정을 공장내부에서 하고 있었으며 공장 앞은 깨끗하다. 잘 청소가 되어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또 인근에 에이스테크노타워라는 지식산업센터가 눈에 보인다. 어떤 업종이 입주하고 있을까, 혹 기계관련 제조업이 입주하고나 있을까 하고 들어가 보았지만 역시 제약업종과 같은 사무직종이나 아예 업종을 알기 어려운 이름의 업체들뿐이다.
북카페 ‘치포리’에서 즐긴 카푸치노와 카야.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이곳의 식음료는 가격은 비싸지 않지만 맛만은 틀림없는 듯하다. 이곳에서 구한 정보에 의하면, 매월 3번째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아트페스타 헬로우문래’가 개최된다니 ‘길길다’의 다음 답사지는 정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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