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대구를 즐길 수 있는 관광루트는 ‘대구근대골목투어’이다. 현재까지는 모두 5개코스가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다. KTX가 정차하는 동대구역에서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하고 대구 중구 관내에 산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호텔 및 각종 맛집도 지근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짜투리시간 활용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중 숙소에서 가까운 4코스를 택했다. 2.28기념중앙공원,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출발을 시작했다. 대구가 분지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에 덥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그래서 대구시에서는 공기의 질도 개선하고 여름의 열기를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공원을 조성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있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공원 조성에도 시설보다는 녹지를, 자연친화적인 바닥재를 많이 활용해야겠지 이런 상상을 하며 공원을 둘러본다.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경북대 부속병원을 거쳐 삼덕동 문화의 거리로 들어섰다. 뜬금없는 일부 벽화에 실소가 묻어나오기는 하지만 조용한 주택가 분위기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기와집을 개조하고 재미있는 기구로 만들어진 어린이놀이공원도 이색적이다.
큰길을 건너 수성천변으로 형성되어 있는 방천시장으로 진입한다. 수성천의 뚝방 근처에 조성된 시장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시장이다. 하지만 뚝방 아래 350m는 아예 김광석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가수 김광석은 다섯 살 경까지 이곳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뚝방 아래의 콘크리트벽면에는 흉상을 비롯하여 각종 설치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걸어가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자체 방송시설이 마련되어 스피커에서는 계속 그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보는 것 외에 실제 참여가 가능한 설치물이 지루함을 덜어내고 있었다. 낙서코너, 웹툰, 자물쇠코너, 기타모형, 공중전화 부스 등...
그리고 소규모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다.
이런 문화사업은 공공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시장 내 있는 방천시장상인연합회 건물에는 ‘다방’도 들어서 있고 젊은 사람들로 분주하다.
방천시장도 새롭게 변신 중이었다. 주로 젊은 예술가들이 벌이는 공연, 전시회가 활발한 듯 각종 게시물이 문에 띈다. 하지만 점심시간인데 문을 연 시장점포는 많아 보이지 않고 불 꺼진 가게들은 주로 술집들로 바뀐 듯 하고 저녁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를 위한 변신인지, 이런 방식이 아니면 누가 이런 변신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잠시 고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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