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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600394의 diary
길에서 길을 묻다

길에서 길을 묻다 43: 20년만에 다시 홍콩

by k600394 2016. 6. 25.



1.

20년만에 다시 찾은 홍콩.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작은 홍콩 편린들을 생각하며 이른 시각 케세이퍼시픽에 오른다. 한참 부족한 기내식, 주문 1시간여만에 내 손에 쥐어진 커피 한 잔, 착륙이 가까워졌는데도 입국신고서 소개조차도 없는 형편없는 서비스에 답답해 할 때 즈음 비행기는 홍콩국제공항에 내려 앉는다. AEL티켓으로 홍콩역에 20여분만에 도착했고, 입체환승주차장이라 그 자리에서 H1버스를 탑승했더니 호텔까지 5분만에 도착한다. 셩완에 자리잡은 홀리데이인익스프레스홍콩은 잠만 자는 비지니스급 호텔인듯하다.

가방을 던져 놓고 PMQ로 향한다. 과거 기혼경찰관숙소로 사용하다 2000년부터 방치되었던 건물을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협력하여 창의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의류, 음식, 헤어, 예술 그리고 다양한 디자인사무실이 들어서 있고 판매가 병행되고 있다. 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점심으로 찾은 파마의 싸우롱빠우는 그 맛에 반했다 할 정도로 풍미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센트럴-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다. 도심 저지대와 고지대주거지역을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하고 있는데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이용주민들은 많았고 또 만족스러운 듯하다.

너무 더워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가 찾은 곳은 IFC의 Citysuper. 공산품보다는 다양한 먹거리중심이어서 각국에서 온 다양한 도심거주 외국인에게 매일 들려야 할 시장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도 몇가지 먹거리를 구입하여 면세점에서 구입했던 프랑스와인 헤러티지290을 곁들이니 신세계가 따로 없다 싶다. 홍콩에서 야경에 취하고 깊은 바디감의 와인에 취하고..

적당히 취기가 오르자 미리 약속했던 젊음의 거리, 란콰이퐁으로 나섰다. 불금 11시에 젊은이들은 이 곳에서 살아났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찾은 곳이 Hard rock cafe. 잭콕 한 잔에 하드락을 즐길 수 있다. 음악 감상이 시큰둥할 때 다른 클럽을 찾았다. 굳이 술을 마실 필요는 없고 플로아에서 몸을 흔들면 된다. 뭇남녀간에 셀 수 없는 눈길이 오고 간다. 새벽1시를 넘기고 거리로 나섰지만 여전히 도로는 젊은이들에게 점령당하고 있었다.

 

2.

서둘러 조찬을 해결하고 마카오행 페리가 출발하는 항구로 나선다. 호텔에서 걸어서 3분거리. 여름 성수기에 번잡이 극에 달한다는 우려에 국내에서 미리 예약을 해놓았지만 페리 안은 한산했다. 홍콩과 마카오. 이들간에도 국경이 있어 입출국 과정을 거치지만 긴장은 없다. 출발 1시간만인 아침 9시에 나는 이미 마카오에 와 있었다. 20년 전에는 와보지 못한 곳, 마카오는 역시 포르투갈의 느낌이 물씬 했다. 한자어에 포르투갈어가 병기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 성당과 주거공간이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온은 더욱 올라가고 단체 중국인관광객들이 유적지 주변은을 점유하면서 가슴마저 답답해진다. 서둘러 빠져 나와 그 유명한 카지노지역으로 향한다. 대표하는 'Benetian'은 미국 라스베가스의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사실감이 인상적이었던 천장, 심지어 수로에 곤돌라까지...

부페식당에서 점심을 마칠 즈음 카지노도 중국단체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얼른 서둘러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반환기념관을 둘러보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니 오후 5시를 넘긴다. 이제는 어제 봐 두었던 란콰이퐁에 있는 fringe club에서 재즈기타 공연을 볼 참이다. 검색해보니 공연은 밤 9시30분부터 2시간이었다. 자리도 한정되었다 하여 표를 미리 구매하였다. 명품관이 몰려 있는 landmark atrium을 지나 냉동창고를 개조한 프린지클럽 건물앞에 도착했다. 현재는 그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단다. 그런데 말이 공연이지 와인이나 맥주가 제공되다보니 곳곳이 소란스럽고 자리도 없어 중간에 서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뒤사람은 꼼짝없이 오디오 감상 형국이다.

 

3.

오전에 홍콩미술관을 찾으려 했던 날이다. 그러나 검색해보니 2015년 8월부터 3년동안 내부수리를 위해 임시 폐쇄되었다는 소식에 게으름을 피우기로 했다. 느지막하게 식사를 마치고 안내책자를 뒤적거리다 눈에 띄는 곳이 있어 찾기로 했다. 먼저 인근 루상를 찾는다. 각종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모두 중국어라 이해하기 어렵다. 안내 책자에서 추천한 제비집수프를 사려는데 비행기에 핸드캐리가 어렵다는 말에 포기하고 호주산 로얄제리로 종결. 그리고 다시 3분거리의 제니쿠키로 갔는데 오직 홍콩달러 현금만 된다니 난감하다. 혹 한국인을 만나지 않을까 해서 무작정 기다렸는데 셋 따님과 함께 온 한국아줌마의 도움으로  쿠키 2상자를 구매했다.

일행과 함께 하기위해 IFC로 향하는데, 공중통로는 이미 다국적가정부들로 만원이다. 고향친구 만난 듯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필요물품을 사기도 한다. 지상에도 마찬가지. 옛날 홍콩공원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외국인 산업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는 우리 사회도 앞으로 계획적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점심은 드레스코드를 요구하는 IFC인근의 고급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Landmark mandarin oriental 호텔내 Amber. 미슐랭에서 최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는 이 식당은 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설명을 곁들이고 최고의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음식 하나 하나에서 맛과 정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음식을 조금 먹었더니 매니저가 불편한 것이 없는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근사한 경험이다.

2시간 반의 만찬을 즐기고 서둘러 공항행. 더 먼 곳으로 향한다.



홍콩역에서의 입체환승주차장


 

PMQ 안내 표지판


 

PMQ 전경


 

 PMQ의 내부


 

홍콩도심부와 산 중턱의 주거지를 연결하는 센트랄-미드레벌 에스칼레이터 


 

에스칼레이터 내부 모습  



IFC내의 시티슈퍼.


 

홍콩의 야경. 멀리 구룡반도쪽 침사초이가 보인다 


 

드라이하고 바디감이 강했던 290 헤러티지. 


 

하드락카페의 공연실황  



란과이퐁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넘친다.


 

마카오 세계문화유산 입구.  


 

그 유명한 성당앞에서


 

마카오의 대표적인 카지노 베네치안 내부광경


 

라스베가스의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온 듯 수로와 곤돌라 



홍콩도심부 건물내의 아트리움 광장  



Fringe Club 


 

연주자과 기념사진.


 

데크형식의 회랑으로 이루어진 도심부 보행통로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다국적주민들의 만남공간이 된다. 


 

정보와 물자구매의 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