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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600394의 diary
길에서 길을 묻다

길에서 길을 묻다 47: 영등포

by k600394 2016. 10. 14.

 

영등포와 여의도는 2030서울도시기본계획상 서울 3대 도심의 하나로 공간위계가 승격되었다. 비록 여의도와 영등포가 도심이라는 하나의 공간적 범역으로 묶여졌지만, 여의도가 글로벌금융중심지로서 위상를 다져가는 반면 영등포는 구시가지로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어 난망하다. 서남생활권계획팀과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런 현실적 문제를 돌파할 여지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를 탐색해보고자 해서였다.

 

영등포역광장에서 서쪽 경인로변으로는 벌집형태의 주거가 자리잡고 있고, 요셉병원도 여기에 위치하고 있다. 대낮임에도 술기운에 절은 노숙자풍의 주민들이 드러누워 있거나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하부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이를 경계로 기계금속업종의 철공소가 블럭을 형성하고 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벌이기에는 소규모블록이라 향후 전략이 필요할 것같다. 인근에 문래예술공장이 자리잡고 있는데 주민들이 찾아오기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 지역예술가들에게는 다양한 예술활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듯하다. 영상자료 편집, 소규모공연, 전시회등

 

길건너에는 과거 방림방적부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였다. 업무공간, 주상복합, 아파트, 문래로데오, 공공공지 등이 들어서 있는데 알 수 없는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도심에 이런 거대 주거공간과 근린생활시설이 제공되어야 하는가. 복합개발에서 시너지효과를 가지는 공동체적 토지이용행태를 가지고 있는가. 한 평없는 문화예술공간은 어떻게 된 일인가. 의문이 꼬리를 문다.

 

미래 영등포에 큰 영향이 예상되는 영일시장과 대선제분을 둘러보고 현재 영등포 발전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경방타임스퀘어로 향한다. 판매, 업무, 대형할인매장이 어우러진 거대빌딩군 타임스퀘어는 제대로된 교통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습교통정체지역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하나의 진입로에 3개의 거대 빌딩주차출입구이 접속되고 있고 주변도로도 몰리는 차량을 처리하기에는 용량이 형편없다. 연접한 윤락가는 저녁 8시부터 영업한다는 팻말을 걸고 아직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곧 버스만 진입을 허용하고 인도를 확폭하여 노점상특화지구를 조성한다는 영등포역 전면도로를 건너 각종 술집과 식당이 몰려 있는 델타지역으로 들어간다. 없는 음식점과 술집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모텔, 노래방 등도 함께 공존하지만 주로 중년손님이 많다는 점이 강남과 홍대지역과 다르다. 요즘 추세가 되는 카페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번성한 내부블럭과는 달리 도로변 큰 상가의 저층부는 밤이 되어도 불이 켜지지 않는 빈곳이 많다.

 

그런 중에도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들어오는 경인로는 계속 잼이다. 지하철로도 도로로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이 두 지역을 어떻게 할 것인가. 도심이라면 최종 목적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담아내야 할텐데...

 

답사를 마치고 연구진과 나눈 짧은 대화에서 '영등포는 애늙은이라는 느낌이 든다'라는 소감이 기억이 남는다. 제대로 중추적인 역할은 수행하지 못하면서 물리적 환경은 노쇠한 상태로 손을 대기 어렵다는 상태라는 의미이다. 다양한 차원, 즉 문화활동, 외식, 일자리, 산업활동 등에서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래예술공장. 경인로 뒷편에 입지하고 있어 찾기가 쉽지 않지만 문화예술활동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듯하다.

 

 

 

구 방림방적부지에 들어서 있는 업무 및 산업활동 지원센터등이 보인다.

 

 

 

구 방림방적부지내 있는 공공공지. 향후 어떤 용도로 사용될 지에 따라 영향력이 높을 듯하다.

 

 

 

 

문래로데오. 주변 아파트와 주합복합건물의 근린생활시설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활동을 멈춘 대선제분과 인근의 영일농산물시장. 이 일대도 재정비되면 도심 영등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타임스퀘어. 충분하고 효율적인 기반시설이 확보되지

 않아 거대 건물군이다. 하나의 진출입로에 주차장 진출입구가 3곳이나 된다.  

 

 

타임스퀘어 뒷편

 

 

저녁시간에는 여의도에서 인천방면으로 차량이 밀리면서 영등포역전 경인로는 상습정체 구역이다.

 

 

 

영등포를 상징했던 델타지역. 업종이나 간판이 홍대입구나 압구정 가로수길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등포 역전 전면부 도로에 최근 대형쇼핑몰이 들어섰지만 크게 실패하고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