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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600394의 diary
길에서 길을 묻다

길에서 길을 묻다 69: 미쿡 뉴욕(2)

by k600394 201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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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서둘러 이른 시간에 유명 brunch가게에서 식사를 마치고 구겐하임미술관을 찾았다. 거쳐 온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을 보고 혹시하는 불길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 불길한 예감이 적중한다. 구겐하임미술관 앞에도 이미 긴 줄을 이루고 있다.

구겐하임미술관은 1959년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하고 개관했다. 나선형 통로를 따라 이동하고 중앙 로툰다 Rotunda 아래로 자연채광이 들어오게 만든 독특한 설계를 하고 있다. 2008년에는 국가유적지 U.S. National Historic Landmark가 되었다.

불길한 예감은 허탈한 느낌으로 변한다. 한참을 기다리다 입장을 했건만 몇 몇 인상주의 작가, 피카소 및 칸딘스키 몇 작품외에는 특별전 작가로 도배되고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취득하면서 많은 기대를 가졌던 정보는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옐로캡'은 기본요금은 3달러이지만 180미터인지 마일인지마다 50전이 계속 오른다. 뒷좌석과 기사자리와는 방탄칸막이가 되어 있어 삭막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잠시 호텔에서 죽은 듯 눈을 붙였다가 예약한 버스투어 'the ride'을 찾았다. 버스 한편만을 유리로 만들고 그 방향으로 3단 좌석배치가 되어 있다. 75분간 버스로 이동하면서 특정 지점에 이르면 길거리쇼가 진행되고 차안에서 이를 관람하는 식이다. 랩, 뮤지컬곡, 댄스, 그리고 악기 연주 등.. 버스내 2명 진행자의 화려한 입담도 볼거리이지만 내릴 때 즈음 이들은 거의 녹초가 된 모습이다. 일부 팁이 전해지기도 했다.



곳곳이 비 고인 물이다. 흩어져 있는 우수관 투입구 때문에 그 곳으로 빗물이 흐르면서 곳곳에 빗물이 고이기도하고 물길을 형성하고 있어 불편함이 적지 않다.

저녁에는 2017년 'the prisoner'에 감금당한다.


간밤에 비는 그쳤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로 향하는 길은 가볍다.

원래 록펠러가의 애비 록펠러 등 세 명의 여성 컬렉터들에 의해 설립된 MoMa는 84점 작품만으로 1929년 문을 열면서 시작되었다. 초대 관장으로 부임한 앨프레드 바 주니어의 활약으로 급성장하였고 1939Edward Durell StonePhilip Goodwin에 의해 재건축되었다. 그리고 시그램빌딩을 설계했던 Philip Johnson에 의해 조각정원과 북관 등도 확장되어 갔다. 우리의 리움미술관과 서울대미술관을 디자인한 Rem Koolhass를 제치고 2004년 일본의 다니구치 요시오 谷口吉生에 의해 전면 재개관하였다

MoMa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5층부터 시작해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앞에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다. 마티스와 피카소 작품도 적지 않다. 가든에 있는 피카소의 she-goat라는 철조각품도 인상적이다.





미술관에서 그림이 전부 일 수 없다. 감상에 도움이 되도록하는 시스템도 못지 않다는 생각이다. 클오크룸서비스, 안내도 전문적이다. 바로 인근에 저층부는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상부는 주거로 사용하는 Jean Neuvel설계 건물이 있었는데 전혀 인식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그라운드제로, 911 메모리얼현장으로 갔다. 그라운드제로에는 많은 사람이 사방을 에워 싸고 기념사진 찍기 바쁘다. 다크투어리즘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사방으로 희생자 이름을 새겨 넣은 동판을 배치하고 있어 숙연한 마음을 더하고 있다. 104층 높이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전망대에서는 맨하탄은 물론이고 브루클린, 뉴저지, 자유의 여신상도 한 눈에 들어온다. 순식간에 오르고 내리는 엘리베이터안에는 초창기부터 오늘날의 뉴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고 맨하탄 상공을 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해서 또다른 묘미가 있다.





센터와 연결된 새 형상의 대형건물에는 역, 쇼핑몰이 들어서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인근의 911기념관을 방문하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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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은 미루어 두었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루브르 박물관처럼 인류사의 모든 기억과 흔적으로 종합적으로 연구하려는 학제적 열망에 출발했으며 2007년 재개관하면서 페리스타일 Peristyle(건물 주위를 둘러싸는 열주랑 방식)이 특징이다.

많은 대기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시작품의 양과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그래서 회화에 치중하기로 했다. 유럽 회화 작품, 특히 인상주의 작품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미국미술관에서는 미국 작가를 많이 찾았는데, 그랜트 우드같은 작품 한 점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 다만 미국의 미술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어 여러모로 이해에 도움이 된다.


미국 미술사를 요약하면, 1825년부터 Cole이 주도하는 Hudson River school이 미국경관 비전을 창출한다. Jerome Thompson의 맨하탄산에서 야유회를 하는 모습 등이 기억에 남아 있다.

후기로 넘어오면서 프랑스 바르비종파의 영향을 받아 감성을 일깨우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림도 훨씬 섬세해진다. 하지만 시민전쟁(1861~65)은 미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술작업활동은 미약할 수 밖에 없었지만 Winslow Homer이 주축이 되어 전쟁의 상흔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였고 일부 작가들 중에는 전쟁영웅을 초상화로 남기는 작업도 활발했다.



그런가하면 John Singer Sargent은 미국적인 일상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Winslow Homer도 여기에 가세한다. Mary Cassatt의 섬세한 작업도 더해져서 가족중심적인 미국 전형성의 그림이 만들어진다.

1880~1920년을 미국의 인상주의와 사실주의 시대라고 한다. Thomas Anshutz의 장미라는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1960년대 부터의 미국의 팝아트와 추상표현주의를 통해 미술사적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게 되고 미국이 미술과 문화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된다.


오늘 밤 비행기로 뉴욕을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허급지급 Equitable Building은 찾았다. 월스트리트 인근에 입지하고 있는데, 비록 밤이라 제대로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블럭 전체를 꽉 채우고 있는 건물 형상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온 김에 월 스트리트를 상징하는 Arturo Di Modica의 '돌진하는 소'도 찾았다. 이 소를 만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그러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반짝반짝 빛나는 코와 뿔을 만지면서 기원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이것만으로도 아쉬운 마음은 많이 가셨고 당분간은 뉴욕을 잊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