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구절36 별들은 울지 않는다 별들은 울지 않는다 정호승 자살하지 마라 별들은 울지 않는다 비록 지옥 말고는 아무데도 갈 데가 없다 할지라도 자살하지 마라 천사도 가끔 자살하는 이의 손을 놓쳐버릴 때가 있다. 별들도 가끔 너를 바라보지 못할 때가 있다 *well-death는 억지라도 생명을 이어가야 하는 것인가. 삶의 마무리를 내 의지가 맡을 수 없는가. 2020. 7. 21. 설해목 설해목 정 호 승 천년 바람 사이로 고요히 폭설이 내릴 때 내가 폭설을 너무 힘껏 껴안아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 정호승, 시집 2020. 5. 29. 숲 숲 박 준 오늘은 지고 없는 찔레에 대해 쓰는 것보다 멀리 있는 그 숲에 대해 쓰는 편이 더 좋을 것입니다 고요 대신 말의 소란함으로 적막을 넓혀가고 있다는 그 숲 말입니다 우리가 오래전 나눈 말들은 저려지지 않고 지금도 그 숲의 깊은 곳으로 허정허정 걸어 들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 2019. 5. 5. 벚꽃 지는 날에 벚꽃 지는 날에 * 김승동 가끔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고 그래서 더 알 수 없는 눈물이 푸른 하늘에 글썽일 때가 있다 살아간다는 것이 바람으로 벽을 세우는 만큼이나 무의미하고 물결은 늘 내 알량한 의지의 바깥으로만 흘러간다는 것을 알 때가 있다 세상이 너무 커.. 2018. 4. 23. 미라보다리 미라보 다리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흐른다 그러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서로의 손을 잡고 얼굴을 마주하고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아래.. 2018. 2. 12. 나에게 주는 시 나에게 주는 시 류 근 우산을 접어버리듯 잊기로 한다 밤새 내린 비가 마을의 모든 나무들을 깨우고 간 뒤 과수밭 찔레울 언덕을 넘어오는 우편배달부 자전거 바퀴에 부서져 내리던 햇살처럼 비로소 환하게 잊기로 한다 사랑이라 불러 아름다웠던 날들도 있었다 봄날을 어루만지며 피는 .. 2017. 1. 19. 수첩 수첩 김경미 도장을 어디다 두었는지 계약서를 어디다 두었는지 구름을 어디다 띄웠는지 유리창을 어디다 달았는지 적어놓지 않으면 다 잊어버린다 손바닥에 적기를 잊어버려 연인도 바다고 다 그냥 지나쳤다 발꿈치에라도 적었어야 했는데 새 구두가 약국도 그냥 지나쳤다 시간도 적.. 2017. 1. 19. 첫눈 첫 눈 김경미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린 어제가 쓰라리다 줄곧 평지만 보일 때 다리가 가장 아팠다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다 * 상식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치열한 창작의 열정과 고뇌가 느껴지는 그림 감상에서 느껴지는 감동. 짬을 내어 떠나는 옥션에서의 감상은 .. 2016. 3. 30.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것 모든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 2015. 2. 23. 스피커 스피커 김경미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배우고 설득은 반값에 행상 트럭 스피커에게 배운다 마을버스 승차 요령은 가파른 언덕길에서 배우고 수영은 물 밖 호흡으로부터 배우고 만남은 후회에서 배운다 혹은 그 반대 웃음은 스피커로는 안 된다 너무 크게 웃고 나면 꼭 불길한 일이 .. 2014. 10. 18. 아침을 울린 부고기사 Jane Catherine Letter One of the few advantages of dying from Grade 3, Stage IIIC endometrial cancer, recurrent and metastasized to the liver and abdomen, is that you have time to write your own obituary. (The other advantages are no longer bothering with sunscreen and no longer worrying about your cholesterol.) To wit: I was born in Seattle on August 10, 1952, at Northgate Ho.. 2013. 8. 14. Old Men Old Men Ogden Nash(1902 - 1971) People expect old men to die, They do not really mourn old men. Old men are different. People look At them with eyes that wonder when.. People watch with unshocked eyes; But the old men know when an old man dies. * 영화 a late quartet에 삽입된 시인데, 그는 '완벽한 남편(The perfect Husband)'도 단 두줄로 정리하고 있다. 2013. 7. 2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