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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600394의 diary
길에서 길을 묻다

길에서 길을 묻다 11: 옐로스톤국립공원

by k600394 2011. 8. 30.

 

 

Aug 25 2011

학회 컨퍼런스 조직위에 제출할 abstract 초안 완성을 앞두고 지쳐 있었다. 이럴 때 여행을 떠나야 되는 것 아닌가. 집에 도착해서 주섬주섬 여행준비를 하고 차에 기름 가득 채우고 출발한 것이 오후 5시이다.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25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Fort Collins에서 287번 도로를 이용하여 가로질러 도착한 곳이 Laramie. 여기에서 80번 고속도로를 타고 밤길을 달려 9시 반에 Rawlins에 도착했다. 거리에서 파는 지극히 촌스러운 서양화 모습을 연상하는 경관을 즐기면서 왔다. 이쪽 산 너머에서 불타듯이 석양에 붉게 물들고 반대쪽 산은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사방이 구분되지 않는... 숙박을 위하여 자주 이용하던 Holliday Inn Express를 찾았는데, 흡연방만 남아 있고 그것도 할인받아 120불이란다. 인근을 기웃거리다 Quality Inn을 찾았는데 80여불. 얼른 좋다고 했다. 다만 아침은 호텔내에 있는 식당의 50%할인권으로 대신한다. 내일부터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Aug 26 2011

아침에 일어나서 50%할인권을 들고 호텔 내 식당으로 내려갔다. 평소 햄버거 등을 즐겨먹지 않으니 음식 고르는 일이 예사 일은 아니다. 적은 양으로 추천해달라는 나의 요청에 종업원이 추천한 무슨 style Skillet라는 음식을 시켰다. 오무라이스 비슷한데 내용물이 고기가 많고 느끼하기까지 했다. 몇 번 먹다가 그만두고 함께 따라 나온 토스트는 포장을 해달라고 해서 나중에 점심으로 요긴하게 이용했다.

기름까지 가득 채우고 출발한 시간이 아침 8시를 약간 넘었다. 목적지는 Grand Teton National Park이다. 80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Rock Springs에서 191번을 타고 계속가면 된다. 내비는 오후 2시 경에 도착할 것이라 점친다. 오전 고속도로는 콘테이너트럭을 제외하고는 차량이 많지 않고 크루즈기능에 75마일을 설정해 놓고 운전하니 상당히 부담이 덜한 것 같다. 약간의 과속으로 시간단축을 좀 해서 1시 반경에 Grand Teton National Park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Jackson(Jackso Hole)에 도착했다. 이럭저럭 10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 같다. 이 도시는 ‘여관도시’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여관, 주유소, 식당, 상점 등으로 이른 시간임에도 자동차가 많고 오고가는 사람도 많다.

맨 처음 찾은 Moose visitor center는 아마 가장 근년에 지은 건물이 아닌가 싶다. 전시물이 주제별(사람, 레인저 등) 전시되고 미술작품도 전시되고 있었으며 센터내에서 Grand Teton National Park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망공간도 자리 잡고 있었다. 홍보동영상 공연이 끝나면 자동으로 커턴이 열리면서 다시 한번 Grand Teton National Park을 조망할 수 있도록 보여 주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홍보동영상을 보고 안 내용이지만 Lockerfellor Jr.가 이 지역의 땅을 많이 구입하고 그것을 국가에 기부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도록 애를 많이 썼다는 것이다. 미국 부자들의 의식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이동해서 인근의 Jackson Hole Mountain resort를 둘러 보았다. 스키장의 곤돌라와 aerial tram 등이 각종 리조트 시설과 함께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곳은 국립공원 바깥 지역으로 국립공원이 폐쇄되는 동절기를 감안한 개발인 것으로 보인다.

다시 평지로 된 Teton Park Road를 따라 운전을 하면 가파른 산과 자연경관을 계속 조망할 수 있도록 된 지형적인 구조가 인상적이다. 호수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차분한 느낌이다. 오늘의 숙소 Jackson Lake Lodge에 도착했다. 어제 밤 250불 가까운 돈을 주고 예약했는데 우리의 휴양림 같은 곳으로 그다지 기대에 못 미친다. TV도 냉장고도 없고 천장에는 선풍기가 돌고 있다. 아마 국립공원에 자리 잡고 있는 숙소이기 때문이리라. 오히려 Jackson시내의 숙소가 가격도 싸고 구경거리도 많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오후에는 야외풀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쉬기도 하고 내일 일정도 점검해 본다.

 

 

Aug 27 2011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8시가 넘었고 어제 사다 놓은 감자프라이드로 아침을 대신하면서 출발한 시간이 9시가 넘어서이다. 약식으로 된 Indian Arts Museum과 고급 요트들이 즐비한 Mariner시설이 대조를 이루는 Colter Bay Visitor Center를 둘러보고 191번 도로를 타고 계속 Yellowstone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두 국립공원이 인접하고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Yellowstone National Park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그동안 많은 분들이 꼭 한번 둘러보기를 추천해서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해서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이번 여행에서 142마일의 국립공원 순환도로를 일주할 생각이다. 먼저 안내책자에 적힌대로 가장 먼저 Old Faithful을 찾았다. 그곳은 Old Faithful Geyser와 같은 수많은 간헐천이 있고 식당, 기념품점, visitor center가 복합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관광객들도 무척 많았고 시설 규모는 컸다. Old Faithful Geyser가 12시32분에 분출이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에 산재한 간헐천들을 구경하고 시간에 맞추어 Old Faithful Geyser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분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정시 경에 20미터 정도까지 물기둥이 솟구쳤다. 금방 잦아지긴 했지만 신기하고 장관이다. 다음 분출시간은 2시로 되어 있었으니 거의 1시간 반 간격인 것 같다. 그리고는 식당에서 아이들용 식사(미국에서 음식 양이 많아 가끔 아이들용 음식을 사먹기도 한다)를 사서 먹고는 북쪽으로 출발했다. 중간 중간에 많은 간헐천을 들렸지만 비슷한 것이 많아 나중에는 생략을 많이 했다. 오늘 숙소가 있는 Mammoth Hot Springs는 사진에도 많이 나오는 유황색의 Minerva Terrace 등이 집단적으로 있는 곳이다.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실망으로 바뀌었다. 유황물은 거의 말랐고 석회석으로 된 것 같은 테라스가 있을 뿐이다. 위쪽으로 올라가 보았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지근거리에 있는 Mammoth Hot Springs Hotel을 찾았다. 호텔직원이 옐로스톤국립공원이 어땠냐고 묻는다. 대단하다고 표정과 함께 대답한다. 통상 미국식 예의인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예약했던 Cabin은 TV, 냉장고, 냉방시설은 물론 없고 샤워시설은 화장실에 딸려 있고 그것도 공동으로 이용해야 했다. 인터넷은 물론이고 휴대폰도 되지 않는다. 숙소에는 세면기에다 침대 두 개가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가격이 90불 남짓이어서 속은 덜 쓰리다. 나중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이 빨리 샤워를 하고 인근 가게에 가서 먹을 것을 좀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도 피곤이지만 계속 운전을 했더니 허리가 많이 아프다. 그래도 이것이 차 운전으로 가는 마지막 장거리여행이라 생각하고 위안을 얻는다.

 

 

Aug 28 2011

어제 사다 놓은 빵과 우유로 아침을 때우고 출발 준비를 마치니 8시. 순환도로의 나머지 반을 둘러 볼 참이다. 어제 둘러 본 서쪽이 주로 유황 간헐천 중심이라면 동쪽은 주로 캐년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Tower Fall, Lower Falls, Upper Falls들은 웅장한 캐넌 사이에서도 그 장엄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Mud Volcano를 거쳐 Yellowstone Lake 따라난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West Thumb을 만나면서 일주가 끝난다. 중간에 아침 먹이를 찾아 나온 Bison 등과 같은 동물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는 곧장 덴버를 향했다. 오늘 중으로 도착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도를 보고는 Rawlins에 도착하는 지름길이 287번 도로를 타고 가는 길이라 택했는데 일부 공사구간이 있어 지체된 것을 빼고는 그럭저럭 성공한 것 같다. 거기서 80번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Laramie에서 다시 287번, Ft Collins에서 25번 고속도로로 타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9시. 장장 13시간을 중간에 점심 먹기 위해 쉰 것을 제외하고 계속 운전한 셈이다. 그나마 크루저기능 때문에 견딜 만 한 것 같다. Cindy가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준다. Cindy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부러움이 가득하다. 큰 과제가 끝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