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묻다101 길에서 길을 묻다 90: 창덕궁 창덕궁은 1405년(태종5년)에 이궁(행궁)으로 건립되었다. 임진왜란이후에는 법궁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태조의 마지막도 여기였다. 창덕궁 후원 답사를 위해 금천교 앞에서 만나, 가장 먼저 향한 곳이 낙선재이다. 낙선재의 동편으로 여성의 공간인 수강재, 석복헌이 있다. 담은 위에서 밑으로 내려올수록 재료가 전(벽돌)에서 석(돌)으로 바뀌면서 폭과 크기가 커져 안정감을 가진다. 수강재에 연접해서 박공지붕과 팔작지붕 건물이 나란히 서 있어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곳이다.여성 공간인 수강재는 기단이 2단이지만 남성의 공간인 낙선재는 3단이어서 그 높이에서 권위주의를 담고 있다. 석복헌에서는 둥근 모양의 도리, 그리고 추녀와 알추녀도 확인한다. 처마가 만나는 경계부를 추녀라고 하는데, 그 하중을 담당하고 아름답.. 2021. 5. 16. 길에서 길을 묻다 89: 가야고분군 가야고분군은 1세기에서 6세기 사이에 경남 함안, 창령 일대에 형성된 고분군이다. 가야는 7개의 정치적 연결체로 구성되었으며, 8세기에 서술된 '일본서기'에서 임나일본부설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그 공간적 범역은 전북 남원과 경북 상주에 까지 이르고 있어 내가 알고 있던 것이상이다. 이번 답사는 3곳만 한정하여 답사하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 서울을 출발하여 KTX 창원 중앙역에 도착한다. 20여분의 이코모스 구성원들과 함께 버스편으로 함안 말이산 고분군 전면에 건립된 함안가야박물관에 도착한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중심이다. 박물관은 리모델링중이라, 지하부에 마련된 고분군 내부를 보여주는 전시실부터 둘러본다. 말이산 고분군은 목관, 목곽, 석곽, 석실로 이어지는 고분 발달과정에 따라 북에서 남으로 구릉지에 형.. 2021. 5. 1. 길에서 길을 묻다 88: 강북구 1 강북구는 '흥부집' 이다. 돈은 없는데 쓸 곳이 많다. 세금이 들어올 수 있는 사업체나 일자리는 여의치 않은데, 도시기반시설도 부족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단 우이동 먹거리마을부터 시작이다. 우이천을 따라 올라가면 완성을 앞두고 있는 가족캠핑장을 만난다. 글램핑 2곳까지 마련되어 있다. '차박'할 수 있었으면 어떨가 싶다. 하지만 협소한 부지규모를 고려하면 어려운 기대이겠다 싶다. 천변으로 있던 음식점들은 성업은 아니어도 명목은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개방된 우이령 앞에 도착했다. 인터넷 예약을 해야 진입이 가능하다. 인원을 통제하다보니 출입객이 많지 않다. 그러니 먹거리장터도 그저 그대로인 듯하다. 다만 진입로 바닥이 엉망이다. 그냥 거칠게 벽돌을 박아 놓았다. 훌륭한 경관을 갖추고 보도가 이 모.. 2021. 3. 21. 길에서 길을 묻다 87: 시소 시사회 일찍 도심으로 출발했다. Picnic이라는회현동 복합문화센터를 찾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전시회는 종료되었고 카페에서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했다. 그래서 혼자 도심산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제법 볼 것이 있다. 단 3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도 보인다. 그런데 지키는 사람도 없고 입구만 개봉되어 있을 뿐이다. 작품은 잭슨폴록의 기법을 닮았다. 날씨가 추워져서 을지지하도로 내려 걷는다. 지하도 중앙을 을지로 특성을 담은 각종 전시키오스크가 차지하고 있다. 전시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앉아서 차를 마실 곳이 없어 계속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찾아간 단골다방에서 자리를 내주었다. 몸을 녹이곤 길길다 번개모임 장소로 와서 답사를 시작했다. 먼저 최근 서울시로부터 노포로 지정된 을지면옥에서 요기를 하고 도심부산업.. 2020. 11. 28. 길에서 길을 묻다 86: 초량이바구길 부산 경성대앞 '문화골목'은 최윤식 부산지역의 건축가가 맹지에 가까운 네 건물을 사들여 조성한 소규모 문화위락복합공간이다. 용천지랄 소극장, 노가다 음악카페, 갤러리와 술집 등으로 꾸며져 있다. 소연못과 각종 소품들도 원래부터 자기 자리인양 소담스럽게 차지하고 있다. 오전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 차 한 잔 마실 수 없어 아쉬웠다. 부산역 맞은 편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도시재생 사례이다. '이바구'란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초량의 역사성을 담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재생을 도모하고 있다. 구 백제병원은 부산 최초의 근대적 건물의 개인종합병원이었는데, 내부는 카페 겸 갤러리로 조성되어 이용되고 있다. 마트로 이용되고 있는 남산창고는 벽돌담만 남아 있다. 벽돌 기둥 사이에 나무기둥이 있는 것이 이채.. 2020. 7. 18. 길에서 길을 묻다 85: 울산 반구대암각화 KTX 울산역에서 바로 렌트카를 이용하여 석남사를 찾았다. 불과 1시간 전까지 비가 쏟아졌다니 물을 머금은 숲은 짙어졌고 계곡의 물은 풍부했다. 비구니사찰로 유명한 석남사는 마치 정물화를 보듯 단아하고 고즈넉하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연결되는 참배길은 차도와 분리해서 숲속으로 안내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원래 도축장이 있었던데다 경부고속도로 공사 현장인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불고기마을이 여기서 멀지 않다. 이제는 '언양 봉계한우불고기특구'로 자리잡았다. 숯불 가장 가까이에 평평한 철판을 깔고 그 위에 석쇠를 얹어 은근하게 불고기를 구워먹는 방식이다. 그 중 기와집을 추천받았다. 참 오랜만이지만 아직 맛은 살아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래를 체험해볼 수 있는 도시 울산이니만큼 고래체험관를 찾.. 2020. 7. 17. 길에서 길을 묻다 84: 뉴욕(4) 8 지난 밤 컬럼비아대학에서 사회정책을 공부했다는 8년차 뉴요커를 만나 현재 상황을 들어보니 심각한 상황이란다. 확인이 되지 않았을 뿐 뉴욕시민의 감염이 엄청난 수준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본인도 쌀을 비롯한 식재료를 구입해 혹시나 모를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었다. 한인타.. 2020. 3. 21. 길에서 길을 묻다 83: 뉴욕(3) 1 유럽의 험한 분위기 때문에 진작 파리에서 뉴욕으로 목적지 변경은 했다. 미국도 여의치않아 시시각각 전해오는 미국의 반응에 귀 기울이다 망설임 끝에 출발하기로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공항버스와 공항은 텅 비었다. 출국수속도 짧게 끝났고 곳곳에서 건강점검이 이루어진다. 현재 내 체온은 36.2도. 역시 기내에도 좌석이 많이 빈다. 오전 10시 출발이니 기내에서 아무리 잠를 청해도 정신은 말똥하다. 책 한 권을 준비했다. 양은희의 '아트앤더시티(랜덤하우스, 2007)'. 미술전공의 뉴욕커로서 10여년의 뉴욕생활을 정리한 미술예술 중심의 안내서이다. 꼼꼼하게 잘 정리된 책이다. 덕분에 완독했다. 미국 입국수속은 생각했던 것 만큼 까다롭지 않았다. 입국신고서는 따로 없고 키오스크를 통해 입국수속을 마칠.. 2020. 3. 14. 길에서 길을 묻다 82: 도쿄 1 이른 시간 도쿄 나리타공항에 내려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해서 우에노에 도착한다. 참고로 KKday 앱을 이용하면 스카이라이너 왕복, 72시간 메트로 이용권을 합쳐 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 호텔은 우에노 아메요코시장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데, 아메요코시장은 지상철 하부공간에 형성된 위.. 2020. 1. 27. 길에서 길을 묻다 81: 부산 영도 깡깡이마을 부산 영도대교 옆 대평동에는 7개 수리조선소와 250여개의 공장이 밀집하고 있다. 이 지역을 깡깡이마을이라고 부른다. 수리조선소에 배가 들어오면 망치로 뱃전에 붙은 녹과 해조류를 떼어낼 때 나는 '깡깡' 소리에서 유래되었다. 이곳은 일제 때인 1910년대에 매립하여 '다나카 조선소'가.. 2020. 1. 12. 길에서 길을 묻다 80: 프랑스 남부 1.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친 루소만큼 여행에 관해 많은 말을 남긴 사람도 없다. 그 자신도 젊은 시절에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기약하지 않고 떠나기를 반복한다. 그 자유로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글을 쓰는 것도 거부했을 정도이다. [사회계약론] 등을 출간한 이후에는 개신교와 카.. 2019. 11. 29. 길에서 길을 묻다 79: 프랑스 파리2 1. 파리까지 비행하는 11시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먹고 자고 그 나머지는 책 읽는 일 정도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챙겨넣은 책이 있었으니 유럽관광 안내책자 외에 '여행, 길 위의 철학(책세상 발행)'이다. 주로 철학이나 신학 전공의 교수들이 저명한 철학자나 신학자를 선택하여 .. 2019. 11. 22. 이전 1 2 3 4 5 ··· 9 다음